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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한국 태권도, 도쿄 설욕 정조준…이다빈 "독하게", 장준 "실전 감각 찾았다"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노 골드' 충격파를 맞았던 한국 태권도가 항저우에서 명예 회복을 노린다. 아시안게임(AG) 3연패를 노리는 이다빈(27)은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하고 있다"고 다짐했다.이다빈은 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스타 중 한 명이다. 지난 2014 인천 AGDHK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다음달 항저우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지난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다빈은 "3연패는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다. 부담이 없지 않지만 이전 대회들보다 좀 더 집중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른 한편으론 최근 국제대회 부진 만회를 노린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노 골드 수모를 당했다. 이어 지난 5~6월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태권도는 설욕에 성공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따 종합우승을 거뒀다. 반면 여자부는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8개 체급 전부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간판스타였던 이다빈도 당시 예선에서 무릎 꿇었다. 16강에서 이탈리아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에게 라운드 0-2 완패를 당한 그는 탈락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다빈은 "그때 경기력을 생각하면 아직도 많이 속상하고 눈물이 난다"면서 "그래도 앞으로 있을 대회를 생각하면서 집중하고 있다.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 하고 있다"며 웃었다. 남자부도 항저우 AG가 중요하다. 한국 태권도 간판스타로 떠오른 장준(23)은 "도쿄 올림픽 당시 코로나19로 국제대회를 1년 넘게 뛰지 못했다.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경기 운영이 특히 어려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경기 초반 점수를 내지 못하니 부담감, 압박감이 커지곤 했다. 하지만 경기를 계속 뛰다 보니 공격할 타이밍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번 대회도 1년 미뤄지긴 했지만, 경기를 계속 뛰었기 때문에 감각이 괜찮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항저우 AG는 목표인 동시에 파리 올림픽을 향한 과정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1위지만, 랭킹 사수를 안심할 수 없는 장준도 올림픽 출전을 위해 아시안게임 활약이 필요하다. 장준은 "아시안게임에서도 랭킹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지금 순위를 유지하려면 랭킹 포인트를 계속 쌓아야 한다"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내가 못 했다. AG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이다빈은 AG 출전만 세 번째다. 고교 3학년 때 나섰던 인천 대회로부터 9년이 흘렀고, 이다빈도 어느덧 고참급 선수가 됐다. 태릉 선수촌 시절을 경험했다 보니 선배들이 강조하는 '정신론'도 안다. 또 아직 20대이기에 동기·후배들의 감성도 충분히 공감한다. 이다빈은 "어렸을 때는 패기만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노련미가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큰 대회를 치를 때마다 걱정도, 부담도 많이 되는데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다. 독하게 마음먹고 준비하고 있다"고 다짐했다.'정신론'은 24일 미디어데이 인터뷰 화두 중 하나였다.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선수들의 새벽 운동을 의무화하고, 산악 구보나 새벽 와이파이 통제 등을 내걸면서 "태릉 시절 선수들이 겪었던 뜨거운 마음과 메달을 향한 집념을 다시 만들어 보려고 노력했다"고 했다.이다빈은 "선수촌장님이 말씀하시는 투지나 열정들이 지금의 선수들에게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과 예전의 것들을 조화롭게 이루면 좀 더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9 08:47
스포츠일반

안산 7억·김제덕 4억…현대차그룹-양궁협회, 양궁팀 통큰 포상

현대차그룹이 양궁 국가대표팀에 억대 포상금을 지급한다. 현대차그룹과 대한양궁협회는 10일 ‘2020 도쿄대회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환영회’를 '온택트'(Ontact) 방식으로 개최하고, 선수·지도자·상비군·협회 임직원 등을 격려하고 포상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도쿄대회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들과 가족들, 박채순 양궁 국가대표팀 총감독을 비롯한 지도자와 가족들, 지원 스태프, 상비군 선수들, 서향순 박성현 기보배 등 역대 메달리스트, 장영술 한규형 부회장을 포함한 양궁협회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신치용 국가대표팀 선수촌장과 김걸 현대차그룹 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등 현대차그룹 사장단도 함께했다. 포상금 총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금메달 4개를 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25억원보다 많은 역대 최대금액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전 금메달은 3억원, 단체전 금메달은 2억원으로 리우올림픽 때보다 각각 1억원, 5000만원 많다. 이에 따라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싹쓸이한 안산(광주여대)은 7억원을, 혼성 단체전과 남자 단체전에서 우승한 김제덕(경북일고)은 4억원을 받는다. 남녀 단체전 우승 멤버인 오진혁(현대제철), 김우진(청주시청), 강채영(현대모비스), 장민희(인천대) 등은 각각 2억원을 받는다. 현대차그룹은 또 선수 6명에게 현대차 아이오닉 5, 기아 EV 6, 제네시스 GV70 중 1대도 증정키로 했다. 지도자와 지원 스태프, 협회 임직원에게도 기여도에 따라 포상금을 지급하고, 제주도 여행권을 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자 단체전 9연패, 남자 단체전 2연패, 혼성 단체전 첫 금메달, 한국 하계대회 첫 3관왕 등 세계 양궁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수립한 점을 고려해 포상금을 책정했다”며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더 큰 목표에 도전하는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궁이 도쿄대회에서 거둔 쾌거에 전 세계가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이는 투명한 협회 운영과 공정한 선수 선발이라는 두 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혁신하는 대한민국 양궁에 대한 찬사”라고 말했다. 안산은 "정 회장님이 개인전 아침에 '굿 럭'(Good luck)이라고 말씀해줘서 행운을 얻은 것 같다"며 "언니들과 함께 이뤄낸 단체전 금메달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선수 6명은 환영회 종료 후 현대차그룹이 주최한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팀과 하는 현대차그룹 공감 토크'에 참여해 그룹 임직원들과 '원팀 스피릿' 비결, 투명한 선발 과정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8.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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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이상열은 도대체 어떻게 KB손보 감독이 됐나

배구 팬은 12년 전 박철우(36·한국전력)를 구타한 이상열(56) KB손해보험 감독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얼굴과 복부에 피멍이 생길 만큼 심한 폭력을 가한 지도자가 어떻게 프로팀 사령탑으로 선임될 수 있었는지 의구심도 가졌다. 바로 이 점이 남자배구로 번진 폭력 파문의 핵심이다. 지난 2009년 박철우는 아시아배구선수권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9월 17일 당시 대표팀 코치였던 이상열 감독은 태도가 불량하고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박철우를 때렸다. 이튿날 박철우는 기자회견을 열어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렸다. 병원에서 받아 온 진단서(전치 3주)도 공개했다. 일파만파. 대한배구협회(배구협회)는 9월 19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상열 감독에게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해 2월 부임한 박용성 당시 대한체육회 회장은 "일벌백계로 스포츠계의 폭력을 뿌리 뽑겠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태릉선수촌장 명의로 이상열 감독을 노원경찰서에 형사 고발하는 조처를 하기도 했다. 대한체육회가 폭행 사건에 연루된 코치를 직접 고발 조치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상열 감독은 2년 뒤인 2011년 8월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 선임됐다. 당시 이상열 감독에 대한 배구협회의 징계는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KOVO는 "배구협회의 징계는 지도자 자격 박탈이었다.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에 자문한 결과 '(경기위원은) 지도자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아 (2001년 7월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선임을 결정했다. '선수와 코치 시절 국위를 선양한 이상열 감독에게 재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배구인들의 요청을 반영했다"고 했다. 배구협회의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는 2011년 12월 해제됐다. 실제 징계 기간은 2년 3개월뿐이었다. 어영부영 '지도자 자격'까지 복원됐다. 배구 팬은 이듬해 3월 경기대 감독이 되어 현장을 찾은 이상열 감독을 보고 그의 복귀를 알게 됐다. 당시 배구협회와 연맹뿐 아니라 그를 선임한 학교를 향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상열 감독은 이후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겸임했다. 2015년 10월에는 2016 아시아 청소년 남녀 선수권대회 사령탑으로도 선임됐다. 그는 폭행 사건 전보다 더 활발하게 배구계를 누볐다. 그걸 배구인들이 합심해 도왔다. 배구인들의 온정주의가 초래한 결과다. 배구계 관계자 중에서는 이상열 감독에게 내려진 징계(무기한 자격 정지)가 과했다고 보는 이들이 있었다고 한다. "재기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 얘기다. 징계 해제 뒤 그의 '재취업'은 일사천리였다. 2019년 유니버시아드 남자배구 대표팀에 이상열 감독이 내정되자,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KUSB)는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그의 전력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협회에는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이들이 더 많았다. 급기야 KB손해보험은 2020년 4월 권순찬 전 감독의 후임으로 이상열 감독을 영입했다. KOVO가 이상열 감독의 복귀문을 열어줬고, 배구협회가 국가대표팀 지도자로 선임까지 했으니 그의 폭력 전력이 희석됐다고 판단했다. 이렇게 해서 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코트에 서게 됐다. 대학팀, 청소년 대표팀과 달리 KB손해보험은 V리그에 소속된 팀이다. KB손해보험 한 시즌에 최소 6번은 박철우의 소속팀을 상대한다. KB손해보험은 스스로 폭탄을 끌어안았다. 이상열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했다. 이재영-다영(흥국생명) 쌍둥이의 학폭(학교 폭력) 파문이 커진 지난주, 이상열 감독은 "남이 모른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다.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가 있더라"고 말했다. 12년 전 폭행 가해자로서 조심스럽게 한 말이 피해자인 박철우를 되레 자극했다. 박철우는 SNS에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라는 글을 올린 뒤 지난 18일 인터뷰를 자청했다. 그는 "그분(이상열 감독)이 KB손해보험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너무 힘들었다. 경기장에서 지나가다 마주칠 때마다 정말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상열 감독이) 대학 지도자 시절에도 선수에게 '박철우 때문에(징계 전력 때문에) 넌 안 맞는 줄 알아'라는 말을 한 것으로 들었다"며 전했다. 폭탄이 터졌다. 배구 팬의 분노가 폭발하자 이상열 감독은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그걸로 끝날 일은 아니다. 12년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지도자라는 이름으로 피해자와 같은 코트에 서게 됐는지 팬들은 알아야 한다. "(이상열 감독 선임 과정에서) 폭력 전력이 문제가 될 거라 예상하지 않았느냐"는 일간스포츠의 질문에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상열 감독의 경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KB손해보험은 "고통받은 박철우 선수가 치유되고, 감독님께서 용서는 받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상열 감독이 여기까지 오는 데 여러 배구인이 도움을 줬다. 결정적으로 그를 감독으로 선임한 KB손해보험이 가장 큰 오판을 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지난 며칠간 본 대로다. 이상열 감독 말대로, 그건 인과응보였다. 안희수 기자 2021.02.23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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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율과 자율 사이…유재학은 90년대생도 움직인다

1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울산 현대모비스 훈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프로농구가 종료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코트와 사무실이 모두 깜깜한 가운데, 감독실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유재학(57) 감독은 돋보기안경을 쓴 채 외국인 선수 영상을 보고 있었다. 책상에 미국·스페인·호주 등 각국 리그 선수들 자료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님은 매일 아침 출근해 오후 5시까지 동영상을 본다”고 귀띔했다. 유 감독은 지난달 21일 현대모비스와 3년 재계약했다. 2023년까지 계약 기간을 채우면 유 감독은 19년 2개월 동안 같은 팀 유니폼을 입는 셈이다. 프로야구 해태를 17년 11개월(1982년 11월~2000년 10월) 동안 지휘한 김응용(79) 감독의 재임 기간보다 길다. 유 감독은 국내 4대 프로스포츠(야구·축구·농구·배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한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김응용 전 감독은 ‘국보 투수’ 선동열을 일본 주니치로 떠나보낸 뒤 “우~. 동열이도 없고~”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유 감독도 “나는 ‘동근이도 없고~’라고 해야 하나”라며 웃었다. 지난 17년 동안 6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한 가드 양동근(39)이 지난 3월 31일 은퇴했다. 유 감독이 매일 동영상을 보는 이유는 ‘양동근의 후계자’를 찾기 위해서다. 유 감독은 “프로 입단 때 동근이는 특급 선수가 아니었다. 2005년 크리스 윌리엄스를 만나 농구에 눈을 떴다. 내가 좋은 외국인 선수를 뽑으면, 가드 김국찬(24)·서명진(21)이 양동근처럼 성장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2016-17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필라델피아에서 활약한 숀 롱과 계약했다. ‘해태 왕조’를 만든 김응용 전 감독은 스타를 특별 대우하는 일이 없었다. ‘모비스 왕조’도 비슷하다. 유 감독은 “내가 모비스를 맡았을 때 우지원이 간판스타였다. (그를 주전에서 제외했고) 우지원이 그해 식스맨상을 받았다. 2014년 국가대표팀을 맡아 모비스를 떠난 사이, 로드 벤슨이 코치에게 대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를 바로 내보냈다”고 말했다. 신치용(65) 진천선수촌장도 2005년부터 2015년까지 프로배구 삼성화재를 이끈 명장이다. 유 감독은 “그분도 선수단을 타이트하게 운영했다고 들었다. 우리 팀은 16년째 아침 식사를 함께한다. 대신 난 한 번도 선수 방에 가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규율과 자율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유 감독의 오랜 고민이었다. 1989년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MVP)였던 그는 28세에 은퇴했다. 그는 “3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지만, 재활에 실패했다. 이듬해 연세대 코치를 맡았다.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고교 팀 감독의 가방을 들어주기도 했다. 식당에 가면 학부모의 신발을 정리했다”고 회상했다. 농구 명문 경복고·연세대 출신이지만 그는 학연에 얽매이지 않는다. 현대모비스 베스트5에 연세대 출신은 전준범뿐이다. 경복고 출신은 함지훈·이종현 정도다. 그는 “학연에 얽매이면 오래 일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의 농구는 쉬지 않고 변했다. 유 감독은 수비 범위를 ㎝ 단위로 지정하는 디테일을 자랑한다. 수비 농구를 하다가 한 템포 빠른 ‘얼리 오펜스’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우승 주역이었던 이대성(30)·라건아(31)를 전주 KCC에 주고, 김국찬·김세창(23) 등 4명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70년대생을 지도했던 유 감독은 요즘 90년대생을 가르친다. 그는 “요즘 신입사원이 퇴사할 때 엄마가 와서 대신 사표를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젊은 선수들에게 옛날 방식을 강요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훈련장을 나오다가 김국찬을 우연히 만났다. 오프시즌인데도 그는 홀로 나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유 감독은 1996년생을 움직이는 방법도 배워가고 있었다. 그의 별명이 괜히 ‘만수(萬手·만 가지 수를 가졌다)’가 아니다. 용인=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5.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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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쇼트트랙, 대표팀 전원 선수촌 일시 퇴출

또 쇼트트랙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선수 전원이 '연대책임'을 지고 진천선수촌에서 일시 퇴출됐다.대한체육회는 25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남자 선수 A가 지난 17일 선수촌에서 진행된 산악 훈련 중 휴식시간에 남자 후배 B의 바지를 벗겼으며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 상황에서 B선수가 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감독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감독은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이 사실을 알렸고, 연맹 관리위원회가 향후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관계자 징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연맹의 징계와 별도로, A·B선수를 포함한 대표팀 16명 모두 한 달 동안 선수촌에서 퇴촌됐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쇼트트랙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원에게 퇴촌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쇼트트랙은 겨울올림픽의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최근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2019년 신년 벽두부터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 파문을 시작으로,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김건우가 2월 선수촌 내 여자 숙소에 무단으로 드나든 사실이 적발됐다. 이 사건으로 김건우와 그의 여자 숙소 출입을 도운 김예진이 징계를 받았으나, 김건우는 고작 출전정지 1개월 징계 처분에 그쳤고 김예진도 견책에서 마무리돼 '이름만 징계'라는 비판을 받았다.하지만 이런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 뒤에도 쇼트트랙대표팀은 변함없는 분위기 속에서 화를 자초했다.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인식하지 못한 채, 선후배 간 '심한 장난'으로 치부하는 대표팀 내 안이함이 불러온 사건이었다. 여기에 국제 대회 메달을 위해 사소한 잘못은 덮어 왔던 고질적인 악습과 '성적 지상주의'가 더해져 대표팀의 기강 해이를 불러왔다는 게 체육인들의 시각이다. 대표팀 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사건이 벌어져도 성적을 내야 하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선수 자격정지 등 강력한 처벌을 내리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문제를 일으킨 A선수와 피해자 B선수는 모두 2018 평창겨울올림픽 메달리스트다. 지금까지 빙상계의 흐름을 보면 A선수도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낮다.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전원 퇴촌 사태에 대해 "팀 전체에 '민폐'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불합리한 피해를 당하고도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수 개인 간에 벌어진 사건으로 대표팀 전체가 퇴출되는 '연대책임' 사례가 생기면 향후 고발자가 심리적 부담을 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쇼트트랙대표팀의 경우 연이은 논란 속에서도 자정 없는 팀 분위기가 문제로 지적받은 만큼, 대표팀 전원이 함께 책임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퇴출당한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서 훈련을 이어 가게 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6.25 15:48
스포츠일반

변화 꿈꾸는 진천, 500일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

'도쿄올림픽 D-500'. 예전 같으면 선수촌 입구부터 시선을 끌 만한 문구다.그러나 14일, 신치용 신임 선수촌장 주재 출입기자 간담회를 하기 위해 찾은 충북 진천선수촌에는 500일도 남지 않은 도쿄올림픽보다 변화를 향한 작은 움직임들이 더 먼저 관찰됐다. 엘리트 체육의 병폐 '합숙문화' 지적의 중심에 선 진천선수촌의 분위기가 한껏 위축된 탓이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많이 불안해한다. 합숙 폐지 문제로 전체적으로 위축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위축된 분위기를 만든 것은 체육인들 스스로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신 선수촌장은 "각고의 노력으로 신뢰받는, 잃어버린 체육인의 자존심을 찾는 선수촌이 되겠다"는 포부를 함께 전했다.한국 엘리트 체육의 요람, 국가대표팀 선수촌이 태릉에서 진천으로 터전을 옮긴 지 이제 겨우 1년 반. 진천선수촌은 그사이에 변곡점을 맞았다. 2018년 한 해 동안 평창겨울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무사히 마무리하며 새로 개촌한 충북 진천선수촌도 궤도에 오르는가 싶더니, 2019년에 터진 '조재범 사건'을 기점으로 엘리트 체육의 '합숙문화'가 도마 위에 올라 위기를 맞았다. 국제 대회 성적을 우선시하는 엘리트 체육 문화의 그늘하에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상대로 각종 폭력을 휘두른 것은 물론, 성폭력까지 저지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합숙 문화'가 병폐의 근원으로 지적받았기 때문이다.대한체육회 조직 개선·소년체전 폐지 등 몇 가지 사안과 함께 합숙문화 철폐가 화두에 오르면서 진천선수촌의 존립 문제도 큰 관심을 모았다. 대한체육회는 진천선수촌 운영 방식과 선수 관리 시스템 등을 철저히 손봐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지난달 11일 열린 진천선수촌 개촌식에 모인 체육인들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자정을 결의하고 반성과 변화를 약속했다. 신치용 국가대표 선수촌장. 연합뉴스 제공개촌식 이후 한 달여, 진천선수촌은 여전히 변화를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짧은 시간인 만큼 눈에 띄게 큰 변화를 찾아보긴 어려워도 구석구석 조금씩 바뀌어 가려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였다. 체육계 비위 근절 대책의 한 방편으로 진천선수촌 화랑관 1층에 선수인권상담실이 마련됐고, 정성숙 부촌장을 중심으로 여성 지도자 및 여성 선수들이 월 1회 이상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 선수촌장은 "일단 많이 만나서 소통해야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성적 지상주의와 엘리트 체육 위주의 육성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지만,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명확하게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들은 그저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 중이다. 아직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 태세라곤 할 수 없지만 올해는 세계선수권 등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 대회가 많아 선수촌 내 각 훈련장에선 선수들의 기합 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 왔다.3년 전 리우 올림픽 때 '노 메달'의 아픔을 겪었던 탁구 장우진은 "2020년에 한국 탁구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3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사브르 남자 단체전이 제외되는 바람에 이번 도쿄올림픽까지 긴 시간을 기다린 펜싱 구본길은 "단체전 금메달은 물론, 이제껏 개인전 메달이 없었기에 반드시 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땀범벅이 돼 나타난 레슬링 류한수도 "올림픽 메달만 없다. 많은 국민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리우에서 겪은 실패를 도쿄에서 금메달로 보답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14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단. 연합뉴스 제공다가오는 도쿄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남북 단일팀이다. 현재 여자 농구와 여자 하키, 유도,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될 예정이다. 단일팀 출전이 확정된 여자 하키의 임계숙 감독은 "5월부터 북한 선수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비인기 종목인 하키가 단일팀으로 큰 관심을 얻어 반드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진천=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9.03.15 07:00
스포츠일반

이병완 WKBL 총재,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격려 방문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이병완 총재가 여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단을 격려했다.이 총재는 20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여자농구 국가대표 선수단과 만났다. 이날 격려 방문 자리에는 이 총재를 비롯하여, 대한체육회 이재근 선수촌장, WKBL 양원준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이 총재는 대표팀 선수단의 훈련 현장을 참관하고, 대회 선전을 응원하며 격려금을 전달했다. 또한 선수촌 식당에서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이문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함께 오찬을 즐기며 담소의 시간을 가졌다.이 총재는 “여자농구 선수들이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무더위 속에서 열심히 훈련 중인 선수들이 부상 없이 대회를 잘 준비해서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이번에는 남북 단일팀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농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5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제40회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해,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경기 감각을 점검한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7.20 15:48
스포츠일반

'태릉 시대' 가고 '진천 시대' 온다

'태릉 시대'의 막이 내리고 '진천 시대'가 새로 열린다.반세기 넘게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해 온 태릉선수촌이 '후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물러난다. 태릉선수촌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의 보금자리이자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새로운 중심이 될 주인공은 오는 27일 공식 개촌식을 앞둔 진천선수촌이다.2009년 2월 첫 삽을 뜬 이후 장장 8년에 걸친 공사 끝에 완공된 진천선수촌은 한국 체육사에 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천선수촌의 공식 개촌식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태릉 시대에서 진천 시대로 이어지는 역사를 살펴본다. ◇ '스포츠 강국' 한국을 만든 태릉태릉선수촌의 역사는 1966년 6월 30일 시작됐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선수촌은 근처에 문정왕후의 무덤인 '태릉'이 있어 거기에서 이름을 따왔다.진천선수촌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유일의 국립 종합 스포츠 트레이닝센터로 엘리트 스포츠의 상징과 같은 장소로 여겨졌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전문적인 체육 시설은 드물었기에 태릉선수촌의 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태릉선수촌은 1964 도쿄올림픽에서 224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고도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에 그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합숙을 통해 선수단을 운영하면서 국제 대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결정이었다. 1966년 완공돼 선수들이 입촌한 뒤 처음 치른 1968 멕시코시티올림픽 그리고 다음 대회인 1972 뮌헨올림픽에선 '태릉 효과'가 극적으로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첫 금메달을 한국에 안기면서 태릉선수촌의 '금빛 행진'도 시작됐다. 1984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는 무려 6개의 금메달(은6, 동7)이 나왔고, 안방에서 열린 1988 서울올림픽에서는 12개의 금메달, 10개의 은메달, 11개의 동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단기간에 한국을 스포츠 강국으로 끌어올린 태릉선수촌의 성과가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음은 물론이다.이처럼 국가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한국은 태릉선수촌 설립 이후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태릉선수촌은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산실이자 역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태릉선수촌의 입지도 점점 바뀌어 갔다. 여전히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가득 안겨 주는 공간이지만 개촌 50년을 넘긴 만큼 시설이 낙후됐고 이를 위한 개·보수 및 관리 비용도 늘어났다.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 대회 종목들이 신설되고 확대되면서 수용 가능 종목과 인원에도 한계가 생겼다. 새로운 선수촌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태릉선수촌의 뒤를 이을 더 크고 더 전문적인 진천선수촌이 2009년 공사에 돌입했다. ◇ 더 커진 진천에서 새 역사를 기대한다"단순히 선수촌을 태릉에서 진천으로 옮기는 게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급 종합 훈련 선수촌이 탄생하는 것이다."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이번 개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선수촌장의 말처럼 충청북도 진천군 광혜원면에 자리 잡은 진천선수촌은 태릉선수촌과 비교하면 시설·시스템·수용 인원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선수촌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5130억원에 달하고, 부지면적도 기존 태릉선수촌(31만969㎡)보다 5배가량 넓어진 159만4천870㎡다.선수들이 사용할 숙소도 태릉선수촌(3개 동 358실)에 비해 8개 동 823실로 크게 늘어났다. 수용 종목과 인원도 총 35개 종목 1150명으로 늘어났고, 훈련 시설도 12개소에서 21개소로 많아졌다. 실내 훈련장 3곳을 비롯해 벨로드롬, 빙상장, 럭비장, 하키장 등 다양한 훈련 시설이 생기면서 럭비와 우슈, 사이클, 철인3종, 근대5종 등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입촌이 가능해졌다.공식 개촌식을 앞두고 대한체육회는 선수촌 이촌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지난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우선 2018 평창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아이스하키와 컬링, 쇼트트랙 등 16개 종목 선수단이 다음 달 중순부터 진천선수촌으로 시설 및 장비 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는 오는 11월 말까지 상기 종목들의 이촌이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아쉬운 점은 평창을 준비하는 겨울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진천선수촌의 시설을 100%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겨울올림픽 종목 선수들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있는 상태인 데다 진천선수촌의 겨울올림픽 종목 시설이 시험 가동 중이라 선수들이 이용하기 어렵다. 현재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있는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팀의 경우도 체력 단련에 중심을 두고 있다.대신 정부와 대한체육회, 평창겨울올림픽조직위원회 및 종목 단체 등은 지난 2월 경기력 향상 지원단을 구성해 총력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지원단은 외국인 지도자와 종목 전문가 증원을 비롯해 체계적인 경기력 분석 및 관리, 국내외 훈련 기간 확대, 특식 지원 등 종목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평창을 준비할 예정이다.김희선 기자 2017.09.22 06:00
야구

‘프로 지도자 1위’ 김경문, 두 얼굴의 리더십

‘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김경문(50) 두산 감독이 중앙일보와 일간스포츠가 조사한 ‘프로 지도자 랭킹’ 1위에 선정됐다. 김 감독은 “어떤 상보다 값지고 의미 있다. 과분한 사랑을 나중에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모두 주변에서 도와준 덕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능력 있는 프로 지도자의 영예를 안은 김 감독의 리더십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두 얼굴의 리더십두산 내에서 김 감독의 이미지는 ‘엄한 맏형’에 가깝다. 형처럼 세심하게 선수들을 배려하면서도 엄격한 신상필벌로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두산 관계자는 김 감독에 대해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매서움을 지니고 있다. 선수의 잠재력과 성실성을 날카롭게 판단해 기회를 주므로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부드러움은 믿음과 배려로 나타나고, 매서움은 배짱과 뚝심으로 표출된다. 두산은 김 감독 부임 후 5년간 네 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두산에서 이종욱·고영민·손시헌·김현수 등 ‘깜짝 스타’들이 잇달아 탄생한 배경에는 김 감독의 배려와 뚝심이 자리잡고 있다.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김 감독은 강한 믿음과 두둑한 배짱으로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했다. 이승엽(요미우리)은 금메달을 따낸 뒤 “아무 말 없이 믿고 맡겨준 감독님께 감사 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굴곡 많은 잡초 인생아들만 여덟 명인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김 감독은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전국을 옮겨 다녀야 했다. 선수 생활에서도 부상과 끊임 없는 싸워야 했다. 공주고 3학년이던 1977년 김 감독은 포수 수비 도중 타자가 스윙한 배트에 머리를 맞아 닷새간 혼수 상태에 빠진 적도 있다. 대학 시절에는 허리를 다쳐 병원에서 "운동을 계속 하면 하반신 마비가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 결국 프로에 와서 오른 엉치뼈를 떼내 허리에 붙이는 수술을 해 아직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그는 노래방에서 윤태규의 ‘마이 웨이’를 즐겨 부른다. ‘누구나 한 번쯤은 넘어질 수 있어. 이제 와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어’라는 가사처럼 “넘어질 수는 있어도 좌절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야구 인생을 걸어왔다. 그가 스스로를 ‘잡초 인생’이라고 부르는 이유다.김 감독은 “어려움에 닥치면 사람들은 ‘안되겠다’는 부류와 ‘해 낼 수 있다’는 유형으로 나뉜다. 나는 한번도 안된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며 “살아있는 경험을 통해 터득한 긍정적인 사고가 지도자 생활에서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파워지도자랭킹 어떻게 선정했나 이번 설문조사는 프로와 아마추어 지도자 두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프로는 프로야구, 프로축구,남녀 프로농구,남녀 프로배구 감독 전원이, 아마추어는 국가대표팀 및 실업·학교팀 전·현직 감독과 코치들이 모두 설문 대상이었다. 설문에 대한 답변은 체육계, 경기단체, 체육학계, 스포츠 언론계, 스포츠 관련업계 종사자 등 100명으로 구성된 패널이 했다. 이들은 각 후보의 지도력,영향력, 평판도,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1인당 프로와 아마추어에서 지도자 5명씩을 선정했다. 설문조사는 12월21~26일 전화와 팩스, E메일·면접을 통해 진행됐다.◆설문대상자(가나다 순)강석진(서울대 교수), 강의권(KBS N PD), 고환승(전북체육회 사무처장), 구동회(IB스포츠 부사장), 구해모(체육과학연구원 연구원), 기영노(스포츠평론가), 김관현(용인대 교수), 김동민(대한체조협회 전무), 김동선(JOINS 스포츠팀장), 김동욱(WKBL 전무), 김동준(KOVO 홍보부장), 김무천(대한태권도협회 운영부장), 김복주(한국체대 교수), 김상웅(대한농구협회 전무), 김성식(MBC 기자), 김영광(SBS스포츠 PD), 김영미(대한사격연맹 이사), 김영수(체육과학연구원 연구원), 김영채(다음 스포츠팀장), 김용(대한체육회 홍보실장), 김은실(파란 유닛장), 김인건(태릉선수촌장), 김인양(KBL 사무국장), 김정행(대한체육회 부회장), 김종(한양대 교수), 김학석(대한배드민턴협회 전무), 김호곤(대한축구협회 전무), 김희련(대한야구협회 부회장), 노순명(인천시체육회 사무처장), 도영수(WKBL 홍보팀장), 박상설(KOVO 사무총장), 박소둘(경남체육회 사무처장), 박양천(KOC 명예총무), 박용철(프로축구연맹 홍보부장), 박일순(대한탁구협회 전무), 박찬숙(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 박충서(대한하키협회 전무), 박현철(KBS 기자), 배수태(부산시체육회 사무처장), 서정복(전남체육회 사무처장), 송재우(YTN스포츠퍼레이드 진행자), 신동재(중앙일보 스포츠부장), 신명철(스포츠2.0 편집위원), 신지식(SBS 스포츠국 부장), 심규화(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 양태오(프로축구연맹 운영부장), 유영운(에레아코리아 팀장), 육현철(한국체대 교수), 윤병선(대한양궁협회 사무국장), 윤영길(한국체대 교수), 이광용(KBS스포츠하이라이트 진행자), 이덕분(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이민우(스포츠언론인), 이상일(KBO 운영본부장), 이성환(세마스포츠 이사), 이순호(체육과학연구원 연구원), 이에리사(전 태릉선수촌장), 이영달(대한펜싱협회 전무), 이용삼(야후 스포츠팀장), 이용수(세종대 교수), 이은하(MBC아이러브스포츠 진행자), 이장호(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 이정(CJ스포츠 팀장), 이정천(MBC ESPN PD), 이준하(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이진형(KBO 홍보부장), 이춘표(대한배구협회 전무), 이태영(스포츠포럼 대표), 이태일(네이버 스포츠팀장), 이훈상(KBL 홍보팀장), 임용수(SBS스포츠 아나운서), 장석준(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 전명규(대한빙상연맹 전무), 전학철(광주시체육회 사무처장), 정동식(체육과학연구원 연구관리처장), 정윤수(스포츠평론가), 정일청(대한수영연맹 전무), 정준수(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정현숙(한국여성스포츠회 부회장), 정형균(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정희돈(SBS 기자), 제연숙(나이키스포츠 과장), 조동표(스포츠언론인), 조영호(한양대 교수), 조용철(대한유도회 전무), 조재기(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조창현(경북체육회 사무처장), 조헌행(충남체육회 사무처장), 천병혁(연합뉴스 기자), 천일평(스포츠언론인), 최규정(체육과학연구원 연구원), 최대혁(서강대 교수), 최동용(강원체육회 사무처장), 하일성(KBO 사무총장), 한명우(대한레슬링협회 전무), 한명재(MBC ESPN 아나운서), 한성률(제주도체육회 사무총장), 한영구(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홍양자(이화여대 교수), 황규훈(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 신화섭 기자 ▷롯데 구단, 해운대구 해맞이 축제 지원▷SK-히어로즈, 어느 쪽 &#39좌완 투수진&#39이 셀까▷롯데 외야, &#39총성없는 전쟁&#39 시작▷사라진 40홈런 시대, 내년에 되살아날까▷조범현, "이종범에게 동등한 기회 주겠다"▷강민호, 휴식은 없다 “최대한 빨리 몸만드는 게 목표” 2008.12.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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